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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작가 글

나팔꽃이 피었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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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침에 나가면 제일 먼저 반겨주는 길거리의 꽃이 나팔꽃이다.
항상 다니던 길이라 꽃을 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시멘트바닥에 두그루의 나팔꽃이 이렇게 큰 아름드리
줄기가 되어 길을 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빨간 나팔꽃과 푸른 잎줄기가 어울어져 한폭의 그림같다.. 이제 머지 않아
날씨가 추워지면 나팔꽃도 질것이고 잎도 떨어질것이다.
그자리에 앙상한 줄기만 남아 있을것이다.
 
그 앞에는 세탁소가 있다.
우리가 이곳에 이사왔을때 그 이전부터 이자리에 앉아서
세탁소를 운영했다.
아저씨와 어머니가 두분이 보이는 것 같다. 전에는 아버지도 계셨던 것 같다.
돌아가셨는가보다..
 
요즘 세탁소는 빨래방에 손님을 많이 빼앗겨서 손님도 별로 없는것 같고
아들은 힘이 없어보인다. ..좀 더 적극적으로 살았음은 좋겠다.
우리도 조금이라도 싼 빨래방을 찾아다니니..어쩔수 없는것이다.

오후쯤 사무실에 가면서 문득 나팔꽃이 내눈에 들어왔다. 이 사진 한컷 찍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세탁소 아저씨가 눈에 보여서 그만 두었다.
저녁에 잠깐 그앞을 지났는데 마침 문이 닫혀 있었다. 그래서 한컷 찍었다.
머지않아. 나팔꽃도 ..질것이고 파란 잎도 떨어질것이다..
억척스럽게 질기게 자라나는 나팔꽃을 보면서...
이렇게 소박한 꽃조차도 자기의 소임을 다하면서 꽃을 피우는것을 보고
나도 또한 열심히 나의 소임을 다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나팔꽃에게 고한다. 나도 열심히 살겠노라고..사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