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살구 한소쿠리를 샀다. 문득 어릴적 생각이 나서..
어릴적 우리집에 뒷담장에는 살구나무가 우리집만큼 큰 나무가 있었다.그곳에서 여름이면
특히 비가 오는날이면 살구가 엄청 떨어졌다. 우리집에 있던 살구는 개살구였다.
우리는 떨어지는 살구를 주워 담았다. 그리고 깨끗하게 씻어서 한개를 먹었다
굉장히 시그럽다. 시다고 해야 하나..너무 시어서 아마 어른들은 잘 먹지 못했을것이다
그러나 먹을 것이 없는 그 시절에는 군것질처럼 먹었던 것 같다.
가끔씩 여름이 다가오면 살구를 파는 좌판을 본적이 있다. 볼때마다 그시절이 생각이 나서
사먹을까 그런생각을 했지만 쉽게 .사지지 않았다.
살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살구가 있고 늦게 열리는 개살구가 있다.
일반살구는 그당시 부르기를 오살구라고 했다.
동그랗고 색깔도 주홍빛이 도는 아주 빛깔나는 과일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자주 먹었던 살구는 개살구로 ..어디든 시골에 가면 참 많았다.색깔도 시퍼렇기도 하고 새빨갛기도 해서 ..색깔이 여러가지 였다.
그래도 ..맛좋게 잘먹었던 기억이 난다.
어릴때 시골을 생각할때 언제나 뒷쪽 담장에 살구나무가 생각이 났다. ..
나무에 올라가기도 하고..주워먹기도 하고
자라면서 도시로 오고 나이도 들면서 ..살구가 있어도 잘 사먹어지지 않았다. 정작 다른 과일은 많이 먹어도
살구는 잘 안먹어졌다.
그러다가 작년에는 정말 먹고 싶었다. ..시장에서 한소쿠리 사와서 실컷 먹었다.원없이 ..예전 그맛은아니라도
잠시 추억에 잠기곤 했다.
올해도 살구를 파는 좌판이 있었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한소쿠리 샀다.
깨끗하게 씼어서 한잎 먹어보니 달큰하고.약간 싱그웠다.
예전에 개살구는 어지간히 시그러워서 눈을 찡그리곤 했다. 그리고 또 베어물고 ..그생각이 자꾸난다
옛생각이 나는 것은 나도 나이든 증거일까..어릴때..그 살구나무 밑에서 살구를 줍던 소녀는 어느덧
신중년이 되어간다.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몸만 바뀌어진것 같다.
마음은 그때 그 어린 소녀의 마음 그대로다.
올해도 먹었으니 내년에도 또 연례행사처럼 먹을것이다. 그때만큼이라도 어릴적.추억으로
날아가고 싶다.
가난했지만 나는 가난을 몰랐다. ..여전히 꿈을 꾸고 ..
지금도 꿈을 꾸고 있으니..마음은 언제나 넉넉하다
살구 하나 드셔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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