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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 책소개 , 리뷰..등등

동주 - 독시(詩)감상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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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시(詩)감상문

도서명 동주
지은이 윤동주 출판사 문예춘추사

윤동주의 시는 너무나 유명해서 특히 서시, 자화상, 별헤는 밤 등등 주옥같은 시들이 너무 많다

윤동주는 독립투쟁의 일선에서 장렬하게 산화한 투사도 아니었고, 당대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시인도 아니었다. 그러나 공부나 시도 생활이 되어야 한다며, 자신의 시와 삶을 일치시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던 그의 시정신은 어느 투사 못지않게 치열한 바가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그 시들과 함께 산문과 잘 알려지지 않은 시들도 많았다. 그 시를 중심으로 발췌해봤다
나도 자칭 시인이다.
시인은 사람들에게 불리워질 시 한두편만 있어도 평생 배부르게 산다는 말이 있다.
꼭 먹고사는 것 만이 아니라 명성도 얻게 된다. 내 주변에도 그런분들이 많다.
나도 꿈을 꾼다. 나도 사람들 마음속에 불리워 질 시한편이라도 한번 남겨보자 작은 소원을 가져본다.
그래서 오늘도 시를 쓰고 읖조린다.
나는 필사를 아주 좋게본다. 모방이 아니다. 창조의 전 단계다. 꾸준히 필사를 하다보면 언젠가
나도 그분들의 반열에 서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제목 :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
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있다. 가만히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
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을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리다.


제목 :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제목 : 빨래

빨랫줄에 두 다리를 드리우고
흰빨래들이 귓속 이야기를 하는 오후

쨍쨍한 칠월 햇발은 고요히도
아담한 빨래에만 달린다

제목 : 호주머니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제목 : 편지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도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않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에
눈이 아니 온다기에

제목: 트르게네프의 언덕

나는 고갯길을 넘고 있었다.
그때 세소년 거지가 나를 지나쳤다
첫째 아이는 잔등에 바구니를 둘러메고
바구니 속에는 사이다 병, 간즈메통 쇳조각, 헌양말짝 등 폐물이 가득하였다
둘째도 그러하였다
셋째 아이도 그러하였다
텁수룩한 머리털, 서커먼 얼굴에 눈물 고인 충혈된 눈,
색 잃어 푸르스름함 힙술, 너들너들한 남루, 찢겨진 맨발
아- 얼마나 무서운 가난이 이 어린 소년들을 삼키었느냐!
나는 측은한 마음이 움직였다
나는 호주머니를 뒤지었다. 두툼한 지갑, 시계, 손수건,..
있을 것은 죄다 있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이것들을 내줄 용기는 없었다. 손으로 만지작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다정스레 이야기나 하리라 하고“애들아” 불러보았다
첫째 아이가 충혈된 눈으로 흘끔 돌아다볼 뿐이었다
둘째 아이도 그러할 뿐이었다
셋째 아이도 그러할 뿐이었다
그러고는 너는 상관없다는 듯이 자기네끼리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면서 고개를 넘어갔다
언덕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짙어가는 황혼이 밀려들 뿐 -





제목 : 종시

종점이 시점이 된다. 다시 시점이 종점이 된다
아침저녁으로 이 자국을 밟게 되는데 이 자국을 밟게 된 연유가 있다. 일찍이 서산대사가 살았을 듯한
우거진 송림 속, 게다가 덩그러니 살림집은 외따로 한 채뿐이었으나 식구로는 굉장한 것이어서 한 지붕
밑에서 팔도 사투리를 죄다 들을 만큼 모아 놓은 미끈한 장정들만이 욱실욱실하였다
이곳에 법령은 없었으나 여인 금납구였다. 만일 강심장의 여인이 있어 불의의 침입이 있다면 우리들의
호기심을 적이 자아내었고, 방마다 새로운 화제가 생기곤 하였다. 이렇듯 수도 생활에 나는 소라속처럼
안도하였던 것이다 ~~

제목 : 또 다른 고향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세워 어둠을 짓는다

어둠을 짓는 개는
나를 쫒는 것일게다.

가자가자
쫒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제목 : 눈 오는 지도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 안을 돌아다보야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장이 하얗다.
방 안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훌훌히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 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것이냐,
네 쪼그만 발자국을 눈이 자꾸 내려 덮어 따라 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제목 : 쉽게 씌어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풍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최초의 악수






제목 : 바다

실어다 뿌리는
바람조차 씨원타

솔나무 가지마다 새침히
고래를 돌리어 삐들어지고

밀치고
밀치운다

이랑을 넘는 물결은
폭포처럼 피어오른다

해변에 아이들이 모인다
찰찰 손을 씻고 구부로,

바다는 자꾸 설워진다
갈매기의 노래에...

돌아다보고 돌아다보고
돌아가는 오늘의 바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