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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꽃이 피는 좋은글 담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산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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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쥬스 한잔 하세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산다는 것- 좋은 생각 6월호

 

윤주희 해금연주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 그리고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어떤 이에겐 옆에서 곤히 잠든 사랑하는 아내일수도, 또는 텅 빈 방안의 무거운 침묵과 간밤에 켜놓은 TV속 아나운서의 말끔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내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침대 옆에 곱게, 때론 이리저리 정신없이 펼쳐져 있는 해금이다.

그리 크지 않은 여학생의 방엔 책상, 침대, 옷걸이, 화장대 등 놓여 있는 것도 참 많다. 그 때문에 어느덧 네 대나 되어 버린 해금들은 그것들을 제외한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있게 되었다. 언제나 옆을 보고

자는 버릇을 가진 나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 시선이 닿는 곳에서 제일 먼저 악기들을 발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어느덧 해금이란 악기를 시작한 지도 올해로 딱 10년이 넘었다. 언제부턴가 내 이름 앞에 해금연주가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내 이름 말고도 나를 얘기할 수 있는 단어가 생겼다는 것이 참 즐거우면서도 책임감이 몹시 느껴진다.

열심히 노력하다가도 나태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좌절하기도 하고,

또 그것을 극복하는 것을 수없이 반복한다.

허나 그렇게 준비하여 무대위에 올랐을 때 느끼는 감동은 정말은 정말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아마도 그런 선물이 있기에 연주들은 그 길고 긴 외로운 길을 힘내어 걷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도 종종 슬럼프란 것이 통과의례처럼 찾아오곤 하는데,

나는 그때마다 악기를 잠시 놓고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일에 몰두하며 힘을 얻는다. 그리 잘 쓰는 솜씨는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글 쓰는 것을

참 좋아했다. 짧게는 동화에서부터 길게는 소설에 이르기까지. 책을 읽는 것도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무엇인가를 창작 해내는

행위는 몇 배로 값지고 즐거운 일이다. 같은 시대에 같은 세상에

살고 있더라도 사람마다 갖고 있는 생각과 느낌은 각기 다르다.

그런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음악과 글에 담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평생 업이 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닐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산다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다.

스스로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내 최선을 다하는 일 아니겠는가?

 

 

 

 

 

 

독서광 - 김득신 - 좋은생각 20064월호

 

한유의 획린해,사설등은 13천번 읽었고,악어문14천번씩

읽었다. 능허대기25백 번, 귀신장18천번, 목가산기

2만번, 그리고 중용서보망장도 각각 2만번씩 읽었다....

한번 읽기도 힘든 책들을 만 번 이상 읽은 이 사람은 조선 중기의 대표 시인,

백곡 김득신이다.

백곡이 독서광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부친이 감사를 역임할 정도로 명문 가문 출신이었지만 머리가 나빠

열 살이 되어서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금방 읽은 내용도 쉽게

잊어버리는 등 진도가 나가지 않자, 그는 책을 반복해 읽으며 외우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몇 만 번씩 읽어도 가끔 내용을 잊어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느 날 백곡이 말을 타고 하인과 함께 어느 집 앞을 지나다가 글

읽는 소리가 들려 잠시 멈추고 듣더니 이렇게 말했다.

글이 아주 익숙한데, 무슨 글인지 생각이 안 나는구나.”

하인이 올려보며, “이 내용은 나으리가 맨 날 읽으신 것이라 소인도

알고 있는데, 나으리가 정녕 모른단 말씀이십니까?” 라고 물었다.

김득신은 그제야 그 글이 111천번이나 읽은 백이전임을 알았다.

하인도 지겹게 들어서 줄줄 외우고 있던 것이다.

백곡은 이렇듯 재주가 뛰어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글공부를 포기하라고 수없이

권고했지만, 그는 40여 년간 꾸준히 일고 공부한 끝에 말년에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불렀다.

그는 스스로 지은 묘비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 데 달렸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