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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꽃이 피는 좋은글 담다

내년에 뭐할거야 묻는다면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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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 2009.2

 

우리가 흔히 하는 질문 내년에 뭐할 거야?

곽효정/영화에세이스트

 

 

간절히 원하던 일을 멈추고 싶을 때, 무얼 위해 사는 지 모르겠을 때, 너무 힘들어서 꿈을 포기하고

싶을 때,

스스로 불행하다 생각될 때, 이 세상에 나 하나뿐이라고 느껴질 때,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나는 이야기를 떠올린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프랑스의 알프스 산맥이 닿는 프로방스 지방의 아주 오래된 산악지대에 헐벗고 단조로운 황무지가 있었다.

생명이라곤 오로지 야생라벤더 뿐인 곳이었다.

이 마을에서 사는 사람들은 불명과 불평이 가득했다.

자살이 전염병처럼 번졌으며 정신병이 만연했다.

이토록 불행한 땅에 삼십마리의 양을 기르는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가 살고 있었다.

 

그는 매일 밤 건강한 도토리를 100개씩 모았다. 그리고 다음날이면 1.5미터 길이에 엄지손가락만한 굵기의 쇠막대기를 들고 산등성이를 올라 구멍을 파고 그 안에 도토리를 심었다. 그의 땅이 아님에도 그는 정성스럽게 도토리를 키웠다.

그렇게 3면 동안 도토리 10만개를 심었다. 그리고 10만개의 씨에서는 2만 그루의 싹이 텄고 들쥐나 산토끼들이 나무를 갉아먹거나 자연재해로 인해 2만그루 가운데 절반이 죽었다.

그때 그의 나이 쉰다섯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고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자 고독 속에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살고 있는 땅이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 상황을 바꾸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땅이 죽어가는 이유가 나무가 없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그때부터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나무를 심었다.

그는 1,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도 나무 심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1년 동안 1만 그루가 넘는 단풍나무를 심었는데 모두 죽어버린 일도 있었다.

그러나 황폐하고 쓸쓸한 그 땅은 조금씩 변했다.

공기가 달라졌고, 향긋한 냄새가 바람을 따라 흘렀다.

샘에 물이 넘쳤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망가진 집을 다시 짓고 채소와 장미를 가꾸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살기 시작했다.

 

1935

부피에의 나무심기는 정부대표단에 의해 정책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1947년 바뇽요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장지오노(1895~1970)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이다.

수선화...꽃이 예쁘게 피었어요 ^^